- 검은 대륙의 신화(MYTH OF THE DARK CONTINENT)
자본주의는 어떻게 아프리카를
빈곤하게 만들었는가
- 찰리 킴버(Charlie Kimber)
아프리카는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륙이다. 매일 약 13,000명에서 30,000명의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다. 최대부채국 10개국중 9개국이 아프리카 국가다. 평균적인
아프리카 가족의 소비량은 오늘날 과거 25년전보다 20%가 감소했다. 세계 인구의 14%가 속해있는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의 아프리카는 세계 무역량의 단지 1%만을 점유하고 있을 뿐이다.
많은 언론들은 인간발전의 지체라는 '검은 대륙'의 신화로 이를 설명한다. 그러나 아프리카가 항상
가난했던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는 자본주의에 의해 빈곤해졌다. 아프리카의 지형학적, 기후적
조건들은 유럽에 비해 훨씬 열악하다.-아프리카 대륙의 40%가 사막이기에- 그러나, 아프리카의
대도시와 국가, 왕국들은 유럽의 그것과 같은 시기에 세워졌거나 오히려 먼저 건설되었다. 제련술과
가축기술은 지구상의 나머지 대륙들과 같은 시기, 혹은 더 먼저 개발되었다.
이집트는 최초 문명발상지중 하나였다. 기제(Gizeh : 이집트 북부에 있는 도시 - 역자 주)의 거대한
피라미드는 지금으로부터 4천년전에 세워진 것이었다. 이디오피아 북부의 고지대에 있는
악섬(Aksum)은 로마시대에 발달된 문명이었다. 소말리아의 '뿔'의 남쪽에 있는 아프리카 동해안의
잔즈(Zanj) 문명은 7세기에 발달된 것이다. 모가디슈(Mogadishu : 소말리아의 수도 - 역자 주)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 연결된 도시국가의 형태는 그 후 100년 이내에 모잠비크와 같은 훨씬 남쪽에
떨어진 지역까지 전파되었다. 카탕가(Katanga) 지역의 초창기에 발달된 문화는 오늘날 콩고
민주공화국의 근원이 되었다.
모로코에 거주했던 스페인 태생의 레오 아프리카너스(Leo Africanus)는 1510년에 팀북투(Timbuktu :
현재의 말리 지역)를 여행하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이 곳에는 많은 상점들과 상인들이 있으며,
특히 뜨개질한 리넨류와 양털 등을 많이 판매하고 있다. 옥수수, 소, 우유, 버터 등은 이 지역에서
매우 풍부하게 생산된다. 부유한 왕은 장엄함을 지킨 채 잘 꾸며진 왕실에서 살고 있다. 의사,
판사, 사제, 학자들의 커다란 사무실도 있다." 1600년에 서부 아프리카에 있는 베넹(Benin)시에
들어간 한 네덜란드 무역업자는 다음과 같이 썼다. "이 곳에 들어서면, 이 도시가 매우 커보인다.
네덜란드의 주택처럼 이 곳 중심가의 주택들도 일렬로 잘 정리되어 세워져 있다. 이 곳 사람들은
네덜란드인 못지 않게 깨끗하게 살고 있다. 이들은 거울로 된 유리를 닦는 것처럼 자신의 집을 닦고
또 닦는다."
그러나 18세기에 접어들면서, 아프리카는 노예무역과 식민정책에 의해 유린당하기 시작했다. 약
9백만명에서 천삼백만명의 노예들이 1451년부터 1870년까지 대서양을 가로질러 옮겨졌다.
서유렵에서 자본주의가 발전하게 되자, 훨씬 더 많은 노예들이 산업발달을 촉진시켜 부를 증대할
목적으로 미국의 농장과 카리브해로 동원되었다.
18세기에는 매년 약 6만여명의 아프리카인들이 대서양을 건너 수송되었는데, 로얄 아프리카사(Royal
Africa Company)에 의하면, 그 수송선내의 각각의 노예들에겐 "길이 5피트, 폭 11인치, 높이
23인치(길이 1.5m, 폭 28㎝, 높이 58㎝)"의 공간만이 부여되었다고 한다. 노예들은 함께 연결된
쇠고랑줄을 찬 채로 몇 달간이나 수송되었다. 역사가인 패트릭 매닝(Patrick Manning)은 9백만명의
노예들을 대서양을 건너 수송하려면 2천백만명의 아프리카인들을 생포하여야 한다고 계산했다.
나머지 수백만명의 아프리카인들은 자신의 마을에서 달아나거나 숨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이 모든 것들은 아프리카 대륙의 전체 인구가 단지 5천만명에 지나지 않을 때 발생한 것이었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인구는 1750년부터 1850년까지 늘어나지 못했다. 이것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될 인구의 부족이라는 엄청난 사회적 재앙이었던 것이다.
노예무역은 또한 아프리카의 정치적 환경을 변형시켰는데, 이것은 즉 노예상인에 맞설 수 있기 위한
수단, 또는 이와는 반대로, 자국민을 생포하여 팔아넘기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양면적) 군국주의적
정책이 발달되었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무기교역의 엄청난 전환을 가져왔던 첫 사례를 살펴보면,
영국 무역업자의 경우만 해도 그들 혼자서 1750년부터 1807년까지 서아프리카 지역에 매년 33만개의
화기를 판매했다.
학살의 식민사(Colonialism's history of butchery and massacres)
노예무역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식민적 침략은 광폭해지기 시작했다. 1880년 이전만 해도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는 아프리카인들에 의해 통치되었다. (1880년 이후) 몇 년간 5개 유럽열강(벨기에왕도
추가하여)은 아프리카 전체를 천만 제곱마일 정도의 너비로 잘라 30여개의 새로운 식민지를
나눠가졌다.
이전의 아프리카인들은 서구의 침략에 맞서 싸워왔으며 종종 승리를 거두곤 했다.-이는 아프리카가
"원시적인" 사회가 아니었음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1880년대에 이르러 서유럽은
무기분야에서만큼은, 특히 정확성 있는 소총이나 위협적인 기관총에서는 월등한 우위를 점했다.
이 모두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파괴하고, 그들의 재산을 강탈하는데 사용되었다. 1884년 5월에 열린
베를린 회의에서 세계 열강들은 자신들끼리 아프리카 대륙을 분할하여 나눠가졌는데, 정작 아프리카
국가 중 어떤 나라도 이 회의에 초청받지 못했다.
유럽의 강대국들은 아프리카 영토를 점령하면서 아프리카인들의 인간적 고통과 경제적 피해의
비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이윤 획득을 위해 이들을 착취하였다. 벨기에왕이었던
레오폴드 2세(King Leopold Ⅱ)의 개인자산으로 사실상 여겨졌던 콩고가 바로 그러한 예이다.
1875년에 레오폴드 2세는 당시 다른 유럽 강대국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는
아프리카라는 커다란 케익의 한 조각을 손에 넣어야만 한다." (1875년) 이후 10년 내에 그는
콩고분지 250만㎢의 토지와 천연자원, 그리고 2백만명이 넘는 인구 모두에 대한 국제적 소유권을
획득했다.
레오폴드는 반노예제 위원회를 후원하는 등 스스로를 위대한 인권옹호자인 것처럼 꾸며댔었다.
그러나, 레오폴드의 위대한 성전이라는 미명하에 콩고에서 대량학살극이 펼쳐졌음을 명백히
입증하는 증거들이 곧바로 밝혀졌다. 레오폴드의 회사는 아프리카인들로 하여금 강제로 고무를
수확케 하기 위해 무자비한 방법들을 사용했다. 생산할 고무의 양을 각 구역별로 할당한 다음, 이
양을 채우지 못하는 자에겐 구타와 채찍질, 또는 학살을 자행하였던 것이다.
벨기에의 권력층은 저항하는 자들을 탄압하기 위해 토벌대를 파견했다. 학살자들은 죽은 사람의
손과 발을 잘라내는가 하면, 때로는 살아있는 사람의 사지조차 잘라내곤 하였다. 한 침례교
선교사는 군인들이 자신이 쏘았던 사람의 손을 잘라낸 후, 그것을 지배자에게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이 손들-남자, 여자, 아이들의 손-은 일렬로 늘어져 놓여있었으며, 그 피는
도로를 적셨다."
고무회사가 이 곳에 오기 전에 콩고의 인구는 대략 2천만명 정도였다. 1911년에 집계된 공식조사
결과, 그 인구는 850만명으로 줄었으며, 콩고의 전 지역은 쓸모없는 땅으로 변했다. 그다지
즉각적으로 학살적인 행태가 나타나지 않은 식민지에서도, 빈곤은 마찬가지 현상이었다. 1920년부터
식민정책이 끝날 때까지, 황금해안(the Gold Coast : 가나 지역의 일부)의 광물 생산을 통한 전체
수익중 절반정도가 대부분 영국으로 보내어졌다.
왜 빈곤은 계속되는가(Why the poverty continues)
아프리카인들은 식민정책에 맞서 싸웠으며, 그 결과 1965년에는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 대부분이
독립을 쟁취하였다. 그러나 이것이 곧 경제적 독립이나 자본계급에 의한 통치의 종결을 의마하는
것은 아니었다. 제국주의자들 대신 지역 엘리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였으며, 국가경제는 여전히
이전의 다국적 기업과 대규모 은행들에 의해 지배되었다. 새로운 통치자들 중 몇몇은 이전부터
서구의 영향을 받아왔던 자들로, 프랑스군에서 복무했던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보카사(Bokassa)와
CIA로부터 권력적 지원을 받았던 콩고의 모투부(Motobu)가 그러한 경우였다.
오늘날 아프리카의 부채는 실로 엄청나다. 각 정부들은 보건 및 교육에 투자되는 예산의 네 배
가량을 부채를 갚는 데 쓰고 있다. 20여개 이상의 국가들이 더 많은 대부 여건을 내세운 은행의
강요아래 실시된 구조조정의 악영향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는 식비의 상승, 실업, 가난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공공소비의 차단을 의미하는 것이다. 1980년부터 1997년 사이에 아프리카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상품가격은 세계시장에서 폭락하였다. 런던철강거래소(London Metal Exchange)와
선물시장의 자본가들은 "탐욕은 곧 선(善)이다(greed is good)"라는 대처리즘 10년의 명제를
즐겨왔다. 그리고 아프리카인들은 굶어죽었다.
아프리카가 가난해야 할 이유는 없다. 아프리카는 거대한 물적,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현 상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면 자본주의 제도에 맞서 싸우는 것이 필요하다.